축구, 우리에게 특별한 꿈이었군요,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

축구, 우리에게 특별한 꿈이었군요,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

스정보 0 2,512 2020.03.21 19:55
봄 그리고 3월의 세 번째 토요일이 왔는데 우리 축구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클럽의 유니폼이나 머플러를 서랍에서 꺼내지 못하고있다  . 세계 대유행 단계에 접어든 코로나 19가 아직 우리 일상을 붙들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TV 스포츠 채널을 틀어도 느린 화면 속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FC) 선수만 빠르게 뛰어다닐 뿐입니다. 40일 전만 해도 새벽이나 저녁에 축구 생중계는 물론 그 여운까지 즐겼던 우리입니다. 코로나오 인해 바뀐 우리의  소중한 일상이 하루발리 괜찮아 지기를 바랍니다.

김학범 감독의 U-23 대표팀이 아시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서 2020 도쿄 올림픽을 기다리는 우리를 더욱 기쁘게 만들어 주었고,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명장면과 스토리들은 우리를 잠 못 이루게 했습니다.

그리고 K리그 팬들은 2월 끝자락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축구장에도 겨울이 오고 약 두 달 남짓 새 시즌 준비 기간을 각 클럽들이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해서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팬인 저는 2018년 11월 10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우리 모두를 울렸던 이정빈 선수(전 인천 유나이티드, 현 FC 안양)를 응원하기 위해 2020년 2월 29일(토) 오후 2시 FC 안양 vs 전남 드래곤즈의 K리그2 첫 라운드 장소인 안양종합운동장으로 달려갔을 것입니다.

그다음 날(3월 1일)은 오후 2시에 숭의 아레나(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시즌 첫 게임(vs 상주 상무)을 즐기기 위해 웬만한 사람들보다 일찍 일어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기다림과 설렘이 식어버리고 있는 듯해서 안타깝습니다. 축구중계는 지난해 3월 2일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첫 홈 게임(vs 제주 유나이티드)에는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관중인 1만8541명이 찾아와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의 새 역사를 찍었습니다. 이 스타디움 공식 만석 수에서 1815명이 모자란 숫자이니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그 열기는 지금도 생생합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사실 축구 실력이 뛰어난 구단이 아닙니다. 홈 관중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즌 첫 게임 성적만 따져도 2012년 3월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개장 이후 1승 3무 4패(6득점 11실점)로 초라할 뿐입니다. '생존왕'이라는 조금 슬픈 꼬리표가 달려있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2부리그(K리그2)로 미끄러진 적이 한 번도 없는 축구 클럽입니다. 그래서 이 끈끈함을 믿고 거기에 묘하게 이끌려 서포터즈 자리는 물론 일반 관중석에도 축구중계는  점점 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은 물론 아마추어 축구 팬들과 동호인들까지 아울러 다시 축구장의 문이 활짝 열릴 저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최대한 잠잠해질 때를 기다려야 하기에 4월 첫 주도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시즌 전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 무관중 개막도 말하지만 텅 빈 관중석을 바라보며 뛰는 선수들은 뛸 마음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과 팬들은 지난 2012년 6월 14일에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무관중 K리그 게임(vs 포항 스틸러스, 해당 기사 바로가기)을 경험한 바 있기에 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입니다.
 
팬들이 찾아가지 못해 함성이 들리지 않는, 선수들이 갈고닦은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축구 그라운드는 지금 이 시기만으로도 족하다 생각합니다. 머플러 흔들며 홈 팀 선수들의 이름을 힘껏 외치며, 골이 들어가지 않아도 함께 간 친구들과 눈을 동그랗게 떠서 활짝 웃고 떠들 수 있는 축구장이 너무 그립습니다.

별로 특별하게 생각해보지 못했던 그런 일상들이 다시 내 삶 구석구석에 들어와 박히는 것이 이토록 어려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간절히 바라야 이루어지는 꿈처럼 내 가슴에 박힌 축구라는 일상이 이렇게 특별하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축구 덕분에 만난 사람들이 이토록 한 분 한 분 고맙고 그리울 줄은 몰랐습니다. 그들과 다시 손바닥을 마주칠 수 있도록 손 씻기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저 멀리 대구와 포항, 울산 등지에서 버스를 나눠 타고 숭의 아레나를 찾아왔던 축구 팬들과 도원역 버스 정류장 앞에서 헤어지며 "수고하셨습니다. 먼 길 조심해서 가세요"라는 일상의 인사를 하루빨리 나누고 싶습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져 하루빨리 다같이 축구중계를 응원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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