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포그바, 브루노와 공존이냐 경쟁이냐, 맨유중계의 염원
스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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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8 17:30
지금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브루노 페르난데스 효과만으로도 맨유중계는 최근 11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마법의 순간을 연출할 수 있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난 폴 포그바가 돌아와 페르난데스와 환상의 콤비를 이룬다면….
발목 부상으로 지난해 12월27일 뉴캐슬전 교체 출장을 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포그바는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까지 캐릭 코치와 일대일 맞춤 훈련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중단된 리그가 재개된다면 출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이적하자마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페르난데스에 포그바까지 가세하면 맨유중계는 달리는 말에 날개까지 달게 되는 셈이다.
창의적이고 공격포인트를 쉽게 만들어내는 미드필더를 두 명이나 보유하는 건 축복이다. 페르난데스와 포그바가 함께 뛴다면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창의적인 팀이 될 것이다. 그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간단치 않다. 포그바와 페르난데스는 스타일이 비슷하다. 둘 다 공격적이고, 창의적이며, 환상적인 패스를 뿌릴 줄 안다. 언제든지 슈팅을 때릴 수 있는 담대함과 욕망도 닮았다. 축구에서 비슷한 스타일은 공존의 대상이라기보다 경쟁의 대상일 때가 더 많다. 사실 맨유가 페르난데스를 영입한 것도 포그바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였다. 페르난데스는 포그바의 대체재이지 보완재는 아니다.
솔샤르 맨유 감독은 4-2-3-1이든 3-5-2든 4-4-2든 포메이션에 관계없이 최소 2명 이상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용해 왔다. 포그바와 페르난데스를 동시에 기용하려면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을 희생해야 한다. 미드필드와 수비에 구멍이 뚫리는 위험이 커진다. 머리를 덮으면 발이 시리고, 발을 덮으면 머리가 시리는 �F은 담요의 딜레마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포그바를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로 활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무리뉴 때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전례가 있다.
맨유중계의 레전드인 베르바토프도 둘이 동시에 뛸 수 있을지를 확신하지 못한다. 베르바토프는 “둘 다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이다. 볼을 가졌을 때 둘 다 세 발자국 앞을 생각할 만큼 영리하다”면서 “그러나 축구에선 너무 비슷하면 같이 플레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동시 기용이 어렵다면 둘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팬들은 포그바보다 페르난데스의 손을 들어줬다. 기브미스포츠에 따르면 맨유 팬들 중 81%가 ‘페르난데스가 포그바보다 더 중요한 선수’라고 답했다. 프랑스 대표팀 사진으로 트위터 대문을 장식한 포그바와 달리 페르난데스는 맨유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다. 수비에 대한 공헌도에서도 포그바보다 낫다. 경기당 태클 2개(포그바 1.6개), 가로채기 1개(포그바 0.4개), 걷어내기 1.8개(포그바 0.7개)로 모든 수치에서 포그바를 능가한다.
물론 솔샤르는 포그바와 브루노의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험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마술과도 같은 공존의 비법을 찾아내는 게 맨유중계의 숙제가 될 것 같다.